
“부동산 거래 아니다” 직격… 우라늄 처리·농축 권리 두고 미·이란·유럽 3자 충돌
이란이 미국과의 2차 협상을 거부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미국과 유럽 우방 간에도 협상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영국·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방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유럽 외교 관계자들은 미국 협상팀이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치적 성과를 위한 ‘속도전’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측은 특히 2015년 이란 핵협정(JCPOA) 당시 약 200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160페이지에 달하는 합의문을 마련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현재 접근 방식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핵 협상은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문구 하나가 향후 분쟁을 좌우하는 기술적 작업”이라며 “5페이지짜리 합의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협상 스타일에 대한 불신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 등 부동산 개발업 출신 인사들이 협상을 주도하는 점을 두고 “이것은 악수로 끝나는 부동산 계약이 아니다”라는 직설적 평가가 나왔다.
현재 핵심 쟁점은 이란이 보유한 약 440kg 규모의 60% 고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다. 미국은 이를 해외 반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자국 내 보관을 주장하고 있다.
유럽은 절충안으로 우라늄 농도를 낮추는 희석 방식이나 제3국 이전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미국과 이란 모두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수용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또 다른 쟁점은 ‘농축 자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를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민간용 농축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럽은 일정 기간 농축 중단 후 저농도 농축을 허용하는 현실적 타협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점에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합의만 수용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협상 거부 배경에 미국과 유럽 간 균열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서방 내부에서도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협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주째 이어진 긴장 속에서 재개가 예상됐던 협상은 외부 갈등과 내부 불신이 겹치며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향후 협상 재개 여부와 군사적 긴장 수위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