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커리·주차장 등 ‘무늬만 가업’ 편법 증여 수단 전락에 격노
“10년 경영은 가업 아냐” 기준 강화… 삼성 반도체 비유하며 제도 모순 질타
물류업 등 시행령 확대 경위 파악 지시… ‘시민 심의위’ 도입으로 검증 엄격화
정부가 기술 승계라는 본래 취지를 벗어나 부동산 편법 증여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 ‘가업상속공제’ 제도에 대해 고강도 사정의 칼날을 들이댄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국세청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국가 제도가 최소한의 합리성도 갖추지 못해 기가 찬다”며 조세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현행 공제 체계의 전면 재정비를 지시했다.
국세청 보고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허점을 노린 변칙 사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44%에 달하는 11개 업체가 상속 직전 가건물을 세워 토지 공제 범위를 건물 면적의 37배까지 부풀리는 등 공제액을 가로채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설 주차장의 경우 ‘절세용 알박기’ 의혹이 짙다. 전체 1,321개 주차장 중 58%인 761개가 공제 대상에 포함된 2020년 이후 집중적으로 개업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500억 원대 부동산에 주차장을 신고하고 아르바이트생을 써서 유지하다가 10년 뒤 세금 없이 물려주는 꼴”이라며 “이런 식이면 정직하게 세금 내는 국민만 바보가 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현행 10년인 경영 기간 기준에 대해서도 “10년 한 게 무슨 가업이냐”고 일갈하며 기간 연장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언급하며 “주차장 운영보다 삼성 반도체에 특화된 경영이 가업성 측면에서 훨씬 높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기술 기업보다 부동산 비중이 큰 업종이 혜택을 받는 제도의 모순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한 물류업까지 공제 대상을 확대한 기존 시행령에 대해서도 “누가 만들었는지 경위를 따져봐야 한다”며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조사 의지도 내비쳤다.
향후 개선 방향은 ‘무분별한 확대 방지’와 ‘엄격한 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모든 업종에 일률적으로 공제를 적용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사회적 유지 가치가 확실한 곳만 ‘콕 집어서’ 혜택을 주라고 지시했다.
특히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공제 적절성을 투명하게 검증하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장난질이 통하지 않도록 대상을 확실하게 줄여야 한다”며 진짜 보호해야 할 가업만 선별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