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서 결정… 사우디 얀부항 통해 원유 수입 물량 확보
이재명 대통령 “원유 공급 중단 시 국가 경제 심각… 안전과 공급망 사이 균형 주문”
국방부, 청해부대 모니터링 강화 방침에도 이지스 체계 부재 등 군사적 제한 요소 우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홍해 우회 항로를 통한 원유 운송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홍해는 친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위협이 상존하는 지역이지만, 원유 공급 중단으로 인한 국가적 경제 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로 풀이된다.
에너지 안보 사수 위한 홍해 카드… 얀부항 송유관 루트 활용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따른 원유 수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에서 서부 얀부항까지 송유관으로 원유를 이동시킨 뒤, 홍해 항로를 통해 선적하는 운송로 활용 계획을 보고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을 허용하여 민간의 추가 물량 확보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정부가 내렸던 홍해 운항 자제 권고를 사실상 해제하고, 대체 경로를 통한 수입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이 경로를 통한 원유 처리량은 약 500만 배럴 수준으로 전체 공급 물량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이 대통령 “100% 안전만 따지다가는 원유 공급 중단… 균형 잡힌 대응 주문”
이 대통령은 관계 부처 보고를 청취한 뒤 에너지 안보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위험성이 있다고 해서 우회 수입 루트를 원천 봉쇄할 경우 대한민국 전체 원유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조건적인 100% 안전만을 고집하며 모든 항로를 금지할 수 없는 상황임을 언급하며,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미칠 위협을 고려해 균형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위험을 조금씩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운송로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후티 반군 위협 및 군사적 지원의 한계점 노출
정부의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홍해 루트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얀부항 입항을 위해서는 후티 반군의 세력권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후티 반군이 홍해를 완벽하게 봉쇄할 전력은 부족하지만, 무작위 공격을 통한 위협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군사적 지원 체계의 한계도 지적됐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모니터링 강화를 약속했으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현실적인 제한 요소를 언급했다. 안 장관은 현재 청해부대 대조영함이 해적 퇴치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어 미사일 방어 등을 위한 이지스 체계가 보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유 운송로 확보 작전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했다.
최근 홍해 루트에는 하루 평균 39척의 국제 국적 원유 운반선들이 통행하고 있으며, 일본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도 해당 경로를 통한 원유 확보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 또한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여러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하여 에너지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호진 기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정부가 홍해 우회라는 고육지책을 꺼내 들었으나, 현장의 안전 확보와 군사적 지원 보강이라는 숙제가 남았다”며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대구 지역 산업계를 포함한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