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LG·SK 등 국내 주요 기업, ‘쇼티지’ 조짐에 설비 투자 대폭 확대
플라스틱 한계 넘는 차세대 게임체인저… 2030년 본격 상용화 전망
인공지능(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패키징의 판도를 바꿀 ‘유리 기판(Glass Substrate)’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부품사들은 공급 부족(쇼티지) 현상에 대비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삼성·LG·SK “미래 먹거리는 유리 기판”… 풀가동 및 시설 확충
5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삼성전기, SKC 등 국내 부품사들은 유리 기판 양산을 위해 설비 투자를 전폭적으로 늘리고 있다.
LG이노텍: 문혁수 사장은 최근 “생산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현재 풀가동 상태”라며 캐파(생산 능력)를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미 공장에 시범 라인을 구축하고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며,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소재 공급망을 강화한다. 본격적인 양산 시점은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다.
SKC(앱솔릭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낙점한 미래 사업으로, 미국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 유리 기판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최근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중 절반 이상을 앱솔릭스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왜 유리 기판인가? “더 얇고, 더 빠르고, 더 많이”
AI 시대 고성능 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미세 공정의 한계에 봉착했다. 유리 기판은 표면이 훨씬 매끄러워 회로를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고, 데이터 전송 손실이 적어 고속 데이터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시장에서 유리 기판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차세대 대안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수요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삼성전기 등 일부 업체는 제품 가격 인상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패권 경쟁 격화… “2030년 골든타임 온다”
현재 유리 기판 시장은 한국, 대만, 일본,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의 BOE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TSMC와 손을 잡고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기존에 없던 기술인 만큼 고객사의 요구사항과 신뢰성 테스트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은 2030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호진 기자 (daegunewsdes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