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부른 대반전… 한국·일본, 미국산 LNG로 ‘탈중동’ 가속
– 트럼프의 에너지 패권주의 적중, 미 수출업체 셰니어·벤처글로벌 주가 급등
– 텍사스산 가스, 6월부터 대만행… 안보 위기가 바꾼 글로벌 에너지 지도
(대구=대구경제뉴스) 장호진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정면충돌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비명을 지르는 사이, 정작 거대한 수익을 챙기는 ‘진짜 승자’는 따로 있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아시아의 에너지 줄줄기가 막히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업체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중동산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LNG 수입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 비싸서 외면받던 미국산 LNG, ‘안보’ 앞에 귀하신 몸 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높은 운송비와 먼 거리 때문에 미국산 LNG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란 전쟁으로 중동발 에너지 수급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가격보다 ‘생존’이 우선인 상황에서 미국산 LNG는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실제로 지난주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은 일본을 방문해 무려 570억 달러(약 84조 원) 규모의 역대급 에너지 계약을 발표했다. 버검 장관은 “우리의 동맹이 적국(이란)에서 에너지를 사지 않아도 되게 해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패권’ 정책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트럼프의 ‘관세 압박’과 ‘에너지 잭팟’의 함수관계 이번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강화된 통상 압박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관세를 무기로 각국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강요해온 전략이 중동 위기와 맞물리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 것이다.
특히 이란이 카타르의 가스 생산 거점을 공격한 지난 19일, 미국의 대형 LNG 업체인 셰니어(Cheniere)와 벤처글로벌(Venture Global)의 주가는 수직 상승했다. 이들 업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로도 알려져 있어,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 “중동·남중국해 위협 피하자”… 바뀌는 에너지 루트 미국산 LNG는 아시아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지만, 이란이 장악한 호르무즈 해협과 중국의 위협이 도사리는 남중국해를 우회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장점이 있다. 대만은 이미 텍사스 기반의 셰니어와 계약을 맺고 오는 6월부터 수입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결국 전쟁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동안, 미국의 에너지 공룡들은 트럼프의 패권 정치 아래서 막대한 부를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대구=대구경제뉴스) 장호진 기자 (저서: 주식 상승의 원리) daegunews.kr@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