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내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거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거래소와 블록체인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납세자의 가상자산 거래 흐름을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국세청은 제안서 접수와 평가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 뒤 약 8개월 동안 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올해 11월 통합 테스트와 시범 운영을 거쳐 12월 시스템을 개통하고, 안정화 기간을 거친 뒤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과 함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스템은 가상자산 거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납세자별 거래 흐름을 재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래소로부터 제출받는 거래명세서와 거래집계표, 해외 금융계좌 신고 자료 등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지갑 주소 정보를 추적해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분석한다. 이를 통해 최대 5년 동안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거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스템 구축이 그동안 여러 차례 연기됐던 가상자산 과세가 사실상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지만 과세 체계 미비 등을 이유로 시행 시점이 세 차례 유예된 바 있다.
특히 에어드롭이나 스테이킹 등 다양한 형태의 가상자산 소득도 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록체인 거래 데이터까지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관련 소득 역시 과세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분류돼 지방세를 포함해 약 22%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며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복잡한 거래 구조를 납세자가 충분히 소명하지 못할 경우 세금 추징이나 가산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국제회계기준에서 가상화폐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것은 임시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이를 그대로 적용해 기타소득 과세로 연결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소득 유형별 기준과 과세 시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인사이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