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과거 탈원전 정책을 전략적 실수라고 인정하며 원자력 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을 유럽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에너지 정상회의에서 “중동 위기는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저탄소 에너지원을 포기한 것은 실수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은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저탄소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차세대 원전 도입과 원자력 산업 육성 방침을 강조했다.
EU는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MR은 전기 출력이 약 300메가와트(MW) 수준으로 기존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모듈 형태로 제작돼 건설과 운영의 유연성이 높은 차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된다. EU는 2030년대 초 SMR 가동을 목표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원자력 관련 규제 통일과 신기술 투자 확대를 위해 약 2억 유로 규모의 보증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유럽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서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은 경쟁력과 탈탄소화, 에너지 주권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며 원전 운영 확대와 국제 협력을 제안했다.
다만 독일의 경우 탈원전 정책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전 정부가 이미 탈원전을 결정한 만큼 정책 변화는 쉽지 않다”며 원전 복귀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정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산업 경쟁력 약화, 러시아 가스 공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인사이트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