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액백·주사기 원료 수급 ‘비상’… 국내 재고 2주 분량 불과해 ‘공급망 위기’
산업부, 5개월간 나프타 수출 제한 시행… “의료·생필품 우선 공급 주력”
[대구경제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석유화학 원료 ‘나프타’의 수급 불안이 의료 현장의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수액백과 주사기 등 필수 의료용품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자, 정부는 국내 생산 나프타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 대응에 나섰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한 수출 제한 규정’을 관보에 고시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향후 5개월간 적용되는 이번 조치로 국내 생산 나프타는 장관 승인 없이는 기존 수출 계약 물량까지 포함해 외부 반출이 금지된다.
◇ ‘2주 시한부’ 나프타 재고… 의료 현장 덮친 공급망 경고등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심각한 원료 부족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수액을 담는 수액백은 나프타에서 추출되는 에틸렌 기반 소재(PE 등)로 만들어지는데,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약 2주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나프타 수입 의존도의 77%가 중동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난이 나프타 생산 급감으로 이어진 결과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분쟁이 더 길어지면 수액백뿐만 아니라 수술 및 항암 치료에 쓰이는 각종 의료용 플라스틱 용품 수급이 중단되어 병원 운영 자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식약처·산업부 총력 대응… “보건의료 최우선 공급”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비상 점검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주요 제약사들의 재고 수준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한편, 원료 수급 차질 시 신속한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규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나프타는 보건의료와 핵심 산업의 ‘쌀’과 같은 존재”라며 “국내 생산 물량을 보건의료 및 생활필수품 제조 현장에 최우선적으로 공급해 국민 생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수액제는 기초 필수의약품인 만큼 공급망 마비는 재난 상황과 다름없다”며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가 실질적인 수급 안정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경제뉴스 장호진 기자, daegunews.kr@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