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 방향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역시 금리 인상 압박이 높아지는 흐름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전반적으로 매파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는 한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기대하던 조기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사실상 후퇴하는 분위기다.
FOMC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대 중반까지 상승했고,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를 다시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 환경이 긴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신흥국 통화에는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씨티는 한국은행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블룸버그 역시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유지되더라도 정책 방향의 무게 중심은 인상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는 구조에서 금리 인상은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안정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책 변수도 남아 있다. 차기 한국은행 총재 인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 방향이 빠르게 전환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새 총재 체제 출범 전까지는 정책 신호가 제한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5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주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수정 경제전망과 함께 제시될 물가와 성장률 판단, 그리고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이 향후 금리 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구경제뉴스 장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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