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방식은 예상보다 훨씬 신중하고 전략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중 통화스와프 협상에 참여했던 경제 관료에 따르면, 당시 중국은 처음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 측이 “위안화가 외환위기 방어에 활용될 경우 위안화 국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자 중국의 입장이 급변했다. 이후 중국은 무역결제와 금융거래에서 위안화 사용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중동 지역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란이 위안화 결제를 조건으로 유조선 통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기존 ‘페트로 달러’ 체제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석유 거래 대금을 달러로 받아 이를 다시 국채로 흡수하는 구조를 통해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해 왔다.
이에 맞서 중국은 ‘페트로 위안’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인도, 브라질, 이란 등 일부 국가들은 이미 위안화 결제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의 전략은 전면적인 충돌보다는 점진적 확장에 가깝다. 덩샤오핑 시기부터 이어진 ‘유소작위(有所作爲)’ 전략처럼, 필요한 부분에서는 적극적으로 움직이되 전체 구조를 흔드는 정면 승부는 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통화스와프 확대,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 구축, 일대일로 참여국과의 위안화 결제 확대 등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넘어서는 전환점이 올 경우, 현재의 점진적 전략에서 보다 공격적인 ‘위안화 굴기’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은 인접국이나 핵심 자원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뉴스 장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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