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혁신으로 효율 높이면 수요 급증하는 ‘제번스의 역설’ 주목
[대구경제뉴스=장호진 기자] 구글의 새로운 AI 알고리즘인 ‘터보퀀트(TurboQuant)’ 발표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소식에 수요 감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장기적인 수요 폭발을 불러올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구글이 “터보퀀트 알고리즘을 통해 AI 모델 실행에 필요한 메모리양을 최소 6배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히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효율성이 좋아지면 그만큼 칩을 덜 쓰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공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경제학 이론인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을 인용하며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번스의 역설이란 기술 발전으로 자원의 사용 효율이 높아져 단위당 비용이 감소하면, 오히려 그 자원의 전체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스탠리 제번스가 석탄 연소 효율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석탄 소비량이 급증한 것을 발견하며 정립된 개념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AI 시장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초 중국의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AI 칩을 적게 쓰고도 고성능 챗봇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AI 칩 수요 급감 우려가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비용 하락이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며 칩 수요는 이전보다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터보퀀트 기술이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수요를 억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AI 훈련 및 실행 비용이 낮아지면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AI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전체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더욱 거세게 불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구글의 기술 혁신은 AI 산업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하여,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위기가 아닌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